1916년 12월 16일 제정 러시아의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모이카 궁(Moika Palace)...
화려한 파티장에서 괴상하게 수염을 기른 한 사나이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고 있었다. 펠릭스 유수포프(Felix Yusupov)공과 드미트리 파블로비치(Dmitri Pavlovich)대공을 비롯한 귀족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이 사나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Grigori Yefimovich Rasputin
수염을 기른 괴사나이의 이름은 라스푸틴(Grigori Yefimovich Rasputin)이었다.
사실 이 파티는 그를 암살하기 위해 몇몇 귀족들이 꾸민 음모였으며, 라스푸틴이 먹던 케익과 와인에는 정상인 12명을 죽이고도 남을 청산가리가 섞여 있었다. 라스푸틴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전혀 음식에 손을대지 않는 것을 보고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한편 음모를 주동하였던 유스포프는 라스푸틴이 독약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에 매우 당황하고 있었다.
자리에서 빠져나온 그는 동지들과 상의한 후 암살 방법을 바꾸기로 결정하였다. 파티장으로 돌아간 유스포프는 라스푸틴의 등뒤에서 권총을 발사하였다. 황제의 조카인 파블로비치 대공도 권총을 쏘았다. 라스푸틴이 쓰러지는 것을 본 암살자들은 달아났다. 그러나 외투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뒤늦게 깨달은 유스포프가 궁으로 돌아가 암살대상을 확인하는 순간.. 갑자기 시체가 눈을 뜨더니 외쳤다.
"이 나쁜 놈!"
질겁한 유스포프는 집밖으로 달아났고 되살아난 시체는 곧장 그를 뒤쫓았다. 이들이 마당으로 나오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암살자들이 쇠몽둥이로 타작을 시작하였다. 라스푸틴은 피투성이가 되어 의식을 잃었으나 의사의 진단결과 놀랍게도 여전히 목숨이 붙어있었다. 이에 난감해진 음모자들은 그의 몸에 쇠사슬을 칭칭 감아 얼어붙은 네바강으로 던져버렸다. 사흘후 수킬로미터 하류 지점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수거된 시신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에 들어갔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라스푸틴은 차가운 강물 속에서 몸에 감긴 쇠사슬을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죽기 직전까지 강 표면을 뒤덮은 얼음을 뚫고 밖으로 나오려 애썼던 것이다. 그의 손톱은 얼음에 박혀 있었다. 사체에서 대량의 독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스푸틴은 차가운 강물속에서 여섯시간 동안 버티다 결국 익사했던 것이다.
결국 이 놀라운 사건은 자세히 조사되지 않은채로 흐지부지 마무리되고 말았다.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인 라스푸틴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이던 니콜라스 2세(Nicholas II)와 황후 알렉산드라(Alexandra), 황태자 알렉세이(Alexei)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심령술사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Grigori Yefimovich Rasputin, 1869.01.22~1916.12.29)은 러시아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사람들은 종종 라스푸틴을 미친 수도승이라 하지만 그는 수도승이었던 적이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그를 순례자(Strannik)라거나 장로(Starets)라고 불렀으며, 심령치료사로 여겼다. 종교없는 수도승 라스푸틴이 러시아의 체제를 크게 뒤흔들어 1917년 로마노프(Romanov) 왕조가 몰락하는데 한몫했다는 데는 사실 많은 논란이 있다. 동시대 사람들은 라스푸틴을 성스러운 예언자이자 치료사라고 생각했으며, 일부는 그를 부패한 협잡꾼으로 매도했다.
어느쪽이 정확한 묘사인지는 오늘날 알 방법이 없다.
그가 황후의 신임을 얻게된 것은 그가 혈우병을 앓고 있던 황태자 알렉세이의 증상을 완화시켜주었기 때문이었다. 라스푸틴이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각종 청탁과 부정부패에 결탁한 것은 사실인듯 하다. 또한 그는 청탁을 들어주는 댓가로 남녀를 불문하고 성관계를 요구하는 일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라스푸틴의 주변에는 막강한 권력과 발기시에 33센티에 달했다는 그의 물건에 매혹당한 여자들이 많이 몰렸다.
결국 음탕하고 부패한 라스푸틴이 황실과 국가를 망치고 있다고 판단한 몇몇 귀족들이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라스푸틴의 성기(?) - 1960년대 파리에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나 출처가 불분명
계속...

무고한 사람 열명을 숙청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명의 스파이를 놓쳐서는 안된다.
- 니콜라이 예조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