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탈린은 카프카즈에서 휴가를 보낼 때면 흔히 어린 시절에 알던 그루지아 노인들을 손님으로 불렀다.
그중에 스탈린이 특히 좋아하던 한 늙은 철도원이 있었다. 그는 정말 선량하고 정직하였다.
그루지아의 젊은이들을 에워싸고 있는 악화된 상황에 대해 그가 스탈린에게 이야기했다. 그곳의 젊은이들은 교육을 마친 후 그루지아 내에서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루지아를 떠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은 할일없이 길거리를 빈둥거리거나 모리배 노릇을 했다.
그루지아 지방과 조금이라도 연관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나 스탈린에게는 금시초문이었다.
스탈린은 후에 흐루시초프에게 말했다.
베리아가 그루지아의 두목이었다.
그는 그루지아 당중앙위 서기를 몇년간 역임했다. 스탈린의 출생지인 공화국에 관한 유일한 소식통이 베리아였다.
베리아는 그루지아의 상황에 대해 스탈린을 교묘히 속여왔으나, 마침내 실태가 폭로되었던 것이다.
스탈린 시리즈 세번째이다. 역시 소스는 흐루시초프의 회고록
- 스딸린과 장군 요리사 -
독일 침공기 스탈린이 자신의 의지력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 베리아는 당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이었다. 점점 증대해가는 베리아의 영향력은 분명히 스탈린의 복잡한 신변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내가 전쟁중 전선에서 모스크바로 귀환했을 때 나는 스탈린이 그루지아인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모습을 보았다. 스탈린 신변에는 샤시리크 요리를 특기로 하는 카프카즈 출신의 요리장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少將이 되어 있었다.
내가 모스크바에 갈때마다 이 요리장은 더 많은 메달과 훈장을 달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샤시리크 요리 솜씨에 대한 댓가였다.
한번은 내가 이 요리장의 메달과 훈장을 노려보는 것을 스탈린이 눈치챘다. 스탈린은 나에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알고, 나 또한 그가 생각하는 것을 알았지만 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군복을 입은 요리장이 주위에 있다는 사실을 퍽 불쾌하게 느꼈지만 어느 누구도 이 점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봐야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소장 계급을 가진 요리장 이외에 스탈린에게는 포도주와 샤시리크용 양고기, 그외 여러가지 음식을 만드는 그루지아인이 또 한명 있었다.
그는 전쟁 기간 동안 中將이 되어 있었다. 내가 전선에서 돌아와 볼 때마다 그역시 한두개의 훈장을 더 달고 있었다.
한번은 스탈린이 식사 공급의 책임을 맡고 있는 이 中將의 면전에서 나를 꾸짖은 일도 있었다.
- 베리아의 오만 -
베리아의 오만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만찬 석상에서 어떤 문제를 제기했다가 만일 스탈린이 그 제안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이후 만찬에서 똑같은 문제를 제기하려하는 사람들을 베리아는 가차없이 공격했다.
"이 문제는 제기할 필요가 없다고 내가 이미 말했잖소?"
그런데 내가 놀란 것은 스탈린이 이러한 그의 태도를 지지했다는 점이다. 스탈린은 그 문제를 맨처음 제기했던 사람이 베리아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베리아는 무슨 일에나 거만했다.
그가 개입되지 않으면 아무일도 결정나지 않았다. 사전에 베리아의 지지를 획득하지 않으면 스탈린에게 보고조차 할 수 없었다.
만약 베리아의 사전 승낙을 받지 않고 베리아가 있는 앞에서 스탈린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면 베리아는 틀림없이 스탈린 면전에서 온갖 질문과 힐난을 던지며 보고서를 박박 찢어버릴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베리아는 점점 그의 세력을 구축해 갔다.
전쟁이 끝난후 얼마동안은 말렌코프 역시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쌓기 시작했다.
한번은 스탈린 자신이 나서서 말렌코프를 당중앙위 서기직에서 해임시키고 중앙아시아로 보내버렸다. 그후 베리아가 말렌코프를 도와 그를 모스크바로 복귀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그때부터 베리아와 말렌코프는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스탈린은 만찬 석상에서 그들에 대해 곧잘 "그 두 불한당놈들"이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나는 그 불한당 사이가 친구로 발전해 가는 것을 흥미롭게 주시했다. 나는 베리아가 절대 말렌코프를 존경하는 것이 아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할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베리아는 언젠가 내개 다음과 같은 말을 한적 있다.
"이봐 말렌코프 말인데.. 그 친구는 숫염소 같을 뿐이야. 잡아매 두지 않으면 달려들걸세. 하지만 대단히 예의바른 녀석이니까 두고 쓰기에 편리할거야."
바로 이 쓰기 편리하다는 것이 말렌코프와 베리아가 나눈 우정의 열쇠였다.
전쟁 전 모스크바 기구에서 일할 때부터 말렌코프와 나는 친구였다. 우리는 종종 함께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교외의 이웃에 별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 동안, 특히 스탈린이 내게 불만을 표시하던 당시에(흐루시초프는 하르코프 참패에 큰 책임이 있었다.) 말렌코프가 나를 얕보는 눈치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말렌코프와 불화없이 지냈다.
한번은 말렌코프와 내가 소치에 있는 스탈린의 휴가지에 가 있었다. 나는 키예프에서 왔고 말렌코프는 모스크바로부터 왔다. 둘이서 산책을 하는중 내가 그에게 물었다.
"베리아가 당신한테 하는 태도를 당신이 모르고 있는걸 보면 놀라겠어. 당신은 정말 모르나? 내 생각에는 그가 당신을 조롱하고 있어."
말렌코프가 대답했다.
"물론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고? 그 말도 이해할만 해. 사실 지금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지만 때가 올걸세."
나의 불안은 점점 커갔다. 스탈린 사후의 앞일을 생각해 볼때 나는 상당히 두려웠다. 이 나라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스탈린 말기에 와서 베리아는 점점 대담하게 스탈린을 멸시하는 감정을 드러내었다. 그는 점점 나보다 말렌코프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 앞에서 들으란 듯이 스탈린을 멸시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을 때마다 나는 모욕을 느꼈고 그를 경계하게 되었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베리아의 이같은 스탈린 멸시 태도는 나도 그에 동조해서 같은 이야기를 지껄이게끔 선동하고 스탈린 앞에서 그 사실을 증거로 나를 반스탈린주의자인 인민의 적으로 몰아세울 의도였던 것 같았다.
그렇지만 베리아의 배신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그의 말을 듣기만 했지, 절대로 입을 열지는 않았다. 내가 그의 말에 부추김을 당하지 않음에도 베리아는 계속 같은 이야기를 지껄였다. 그는 자기를 위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내가 스탈린의 정보통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나 역시 나와 스탈린의 사이보다는 베리아와 스탈린이 훨씬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베리아는 스탈린과 다툴 때마다 이것은 단지 애인끼리의 싸움이라고 변명했다. 두 그루지아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은 좋아하는 감정의 표시일 뿐이다. 둘은 언제나 싸움 뒤에 화해했다.
베리아가 주위를 선동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런 종류의 일들을 마스터하고 있었다.
그는 음모를 꾸미고 배반하는 일이라면 무엇에 대해서건 능수능란했다. 그 때문에 나는 그를 언제나 경계했다.
그가 나를 밀고하여 제거해버릴 기회를 노리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불가닌에게도 같은 계책을 썼지만 불가닌 역시 나만큼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베리아도 카가노비치 앞에서는 절대 스탈린 비방을 하지 않았다. 베리아는 카가노비치를 단순히 믿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증오했다.
# 부록 - 스탈린 시대에 대한 농담
1930년대에 스딸린은 네 명의 저명한 감독을 초청했다.
"동지들, 성공적인 작업을 위해 당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요? 거리낌없이 말해보시오. 우리가 돕도록 하겠소."
롬은 병든 아내와 같은 방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스딸린은 말했다. "당신에게 집을 한 채 주겠소."
뿌도프낀은 교외에서 작업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고 설명했다.
스딸린은 약속했다. "당신에게 별장을 주겠소."
쁘이리예프는 별장까지 가기에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스딸린이 답했다. "당신에게 차를 주겠소."
알렉산드로프는 주저하며 말했다. 너무 큰 부탁이기 때문이다.
"주저하지 말고 말하시오."
"스딸린 동지, 저는 당신의 자필서명이 있는 저서 '레닌주의의 문제'를 갖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서명이 있는 책을 주겠소."
알렉산드로프는 그 책의 부록으로 집, 아파트, 그리고 별장을 모두 받았다.
노인들이 시위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의 포스터를 들고 다녔다!
"우리의 행복한 어린 시절에 대해 스딸린 동지에게 감사를 표한다."
"당신들 미쳤소? 당신들이 어릴 적에 스딸린은 아직 세상에 있지도 않았는데!"
"그러니까 고맙다는 것이지요."
처칠에게 물었다.
"스딸린이 히틀러와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콧수염이요."
농민들이 ‘5개년 계획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한 농부를 스딸린에게 보냈다. 스딸린이 그 농부에게 말하기를,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나?"
"보입니다."
"5개년 계획이 끝날 무렵에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다닐 것일세. 저기 지나가는 트랙터가 보이는가?"
"보입니다."
"5개년 계획이 끝날 무렵에는 트랙터 또한 줄지어 다닐 것일세."
농부는 마을로 돌아왔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는 말했다.
"저기 지나가는 거지가 보이나?"
"그래, 보고 있어.”
"5개년 계획이 끝날 무렵에는 저들이 줄지어 다니게 될 거야. 저기 지나가는 장례행렬이 보이나?"
"그래."
"5개년 계획이 끝날 무렵에는 저들 또한 줄지어 다니게 될 거야."
사람들이 스딸린의 묘지에 화환을 바쳤다.
"사후 복권된 사람들로부터 사후 탄압받는 자에게 바침."

무고한 사람 열명을 숙청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명의 스파이를 놓쳐서는 안된다.
- 니콜라이 예조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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